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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소년을 다시 만났는지 말해줄래?
내돈 내고 내가 시험보겠다는데, 이렇게 시험접수가 힘들 줄은 코로나시대 이전에는 몰랐다.ㅎㅎ 어제는 FAT 2급, 오늘은 전산회계 1급 시험을 보고 왔다. 이 시험들은 각각 1년에 6번씩 있는 시험인데 올해 2회차가 코로나의 확산으로 취소되었다. 때는 바야흐로 4월이었는데 그때는 국가공무원시험도 줄줄이 미뤄지던 시기였다. 3회차는 신청은 받았으되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인원수를 정해놓고 선착순 접수를 받았다. 나는 여유있게 접수 첫날 오후쯤 홈페이지를 들어갔다가 당황하고 말았다. 이미 일찌감치 마감이 되어 있었다. 그리하여 접수를 못했다. 그러니 4회차는 어떻겠는가. 나를 포함한 신청을 원하는 수험생들은 가고싶은 콘서트 티켓팅하듯 시험접수 시작 시간에 맞춰 컴퓨터 앞에 앉았다. 홈페이지는 당연히(?) 터..
7월 뭉클팩 도서였던 『고래』 완독선물로 '고래'라고 새겨진 몽당연필이 도착했다. 완독인증서도 획득!^^ 지난 3일에는 8월의 뭉클팩 도서인 『숨』과 뭉클찜 도서인 『빌리브 미』 도서 신청이 있었다. 나는 두 권은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 한 권을 고르곤 하는데 이번에는 도서목록을 보자마자 『숨』을 신청해야겠다고 생각했었다. 테드 창 소설 좋다는 얘길 전부터 들어왔지만 아직 읽어보질 못했던 참이었다. 뭉클팩과 뭉클찜은 문학동네에서 매달(요즘엔 횟수를 더 늘린듯) 운영하는 온라인독서모임인데 신청자격은 연회비를 낸 북클럽회원이어야 한다. 그런데도 점점 하루 이틀만에 마감되는 일이 잦아져서 이번 『숨』은 인원수 제한을 두지 않고 날짜제한으로 신청을 받았다. 물론 북클럽 회원이라고 해서 공짜로 진행되는 독서모임이 ..
생리대 & 팬티라이너가 상주하고 있는 우리집 화장대 서랍. 보여지는 것처럼 아직 일회용 생리대들(아직 오버나이트를 대체하지 못했다)과 면생리대 & 면 팬티라이너가 공존하고 있다. "사실 나는 생리대를 면으로 바꿀 생각은 전혀 없었다." [면생리대를 쓰게 된 이유] 그런 나에게 고민을 안겨준 것은 바로 이 아랑어랑 면생리대였는데, 약 5년전쯤(이 또한 기억이 정확하지 않다) 친구가 본인도 선물받았는데 몇 년을 가지고 있었지만 안쓰게 된다며 싫다는 나에게 억지도 떠넘긴 물건이었다.ㅎㅎ 백수가 되고 삶을 좀 단순하고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풀어가보려 물건들을 한창 정리하고 있던 내게 화장대 서랍 정리 도중 나타난 이 녀석을 두고 한참을 고민했다. '쓸만한 사람이 있으면 주고 싶은데....' 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하지만 내가 쓴 글들이 정말 소설답다거나 문학적으로 뛰어나다거나 한 것은 아니었다. 그건 그냥 그렇고 그런 글일 뿐이었다. 그러나 왠지 일거수일투족이 다 의미가 있는 것 같고 내가 느끼는 걸 표현하지 않으면 중요한 걸 다 놓쳐 버릴 것 같았다. 영인이는 계속 글을 썼다. 하지만 내 예상과는 달리 그것을 직업으로 삼은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글로 직업적 성취를 이룬 것은 김 작가였다.) 아마 영인이는 지금도 계속 글을 쓰고 있을 것이다. 계동은 아니겠지만 어딘가에서 라이팅 클럽을 운영하고 있을 것이다. 글에 삶의 무게를 기대는 것은 영인 뿐이 아니다. 사실 나도 그렇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고 이제 숙제로 제출할 일도 없는데 일기를 쓰고 플래너를 쓰고 블로그 포스팅을 쓴다. 어쩌면 인간이라면 누구나 기록의..
내가 사는 대전은 큰 비가 내리지 않는다....고 믿고 살아왔지만 그건 지구가 화나기 전 일인가 보다. 아마도 전 국민의 뇌리에 깊이 박혔을, 주택도 아닌 아파트 1층 높이가 흙탕물로 잠겨 주차장 차들이 속수무책으로 침수당한 모습을 그대로 드러낸 그 대전의 한 아파트 침수 사진 후에 고기압과 대기압은 자리를 위쪽으로 옮겨 싸움을 계속했다. 그리고 어제부터 하구핏이라는 제삼자가 싸움에 끼어들어 저기압의 편을 들기 시작했는데 그러면서 다시금 싸움의 장소는 아래로 내려왔고 오늘 새벽부터 대전엔 비가 다시금 세차게 내리고 있다. 백수도 나가야 할 일은 있는 법, 주말에 밥해먹고살려면 장도 봐야 하고 우체국도 들를 일이 있어야 해서 정말 오랜만에 장화를 꺼내 신었다. [대나무 칫솔 구매하기] 오늘 할 얘기는 역대..
아.... 나는 어쩜 모국어 앞에서 이렇게 고개가 절로 숙여지고 부끄러워지는가....ㅠㅠ 이번 대화편도 너무 어렵게 읽었음을 처음부터 고백하고 시작해볼까 한다. 이 글은 '한국어'가 주제이고, 주제로 들어가기 전에 사회를 맡은 백낙청 선생께서 '한글'과 '우리말'을 구분해서 써 줄 것을 요청한다. 한마디로 이 글은 우리가 쓰는 '글'이 아니라 우리가 내뱉는 '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나 제대로 이해한 거 맞나?ㅎㅎ) 일단 '한국어의 시대구분'부터 하고 넘어가는데, 이게 보통일이 아니다. 한국어의 시대구분 이유는 대화편의 제목이자 주요 주제 자체가 「근대 한국어, 그 파란의 역사와 희망찬 오늘」이기에 그 시대를 특정하기 위함으로 보이는데 이러한 시대구분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시대구분과의 차이가..
소창-하면 뒤에 붙는 단어는 '걸레'보다 '행주'가 더 익숙하지만, 사실 행주와 걸레를 소창원단으로 바꾸기로 마음먹은 계기는 '걸레'였다. 나는 지금까지 주방에서 쓰는 행주나 청소할 때 쓰는 손걸레를 돈 주고 사본 일이 없었다.(이렇게 본다면 소창행주를 굳이 내돈주고 산 것은 미니멀라이프가 맞는가.ㅎㅎ) 어쨌든 청소할 때 면걸레로 거울이나 TV를 닦고나면(제일 우선순위로 닦아주는 데도) 면에서 떨어져나온 먼지 때문에 닦고도 찝찝한 뒷맛을 남겼고 '어쩔 수 없지 뭐' 생각하던 어느 날 방법을 찾아보기에 이르렀다. 가장 쉽게 쓰시는 방법 중 하나는 '핸드크림이나 바디로션을 조금 걸레에 발라 TV를 닦는 것'이었다. 그러면 먼지도 훨씬 덜 달라붙는다는데... 난 그 방법은 썩 내키지 않았고 그 다음 찾은 방법..
매일 밤 꿈을 꾸었다. (중략) 팔다리가 잘려 나가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통증이 밀려오는 순간에도 나는 다짐했다. 이 꿈을 기록해야만 해! 기록해야만 해! 기록해서 뭔가를 얻어야 한다구! 종종 책을 읽으며 희열을 느끼기도 한다. 내가 살면서 흔하게 경험하는 일이지만 누군가에게 그 상황을 설명하려고하면 뭐라고 묘사해야 하는지 알 수 없는 걸 작가들은 정확하게 콕! 집어 글로 쓸 수 있는 어마어마한 능력자여서 책을 읽다가 감탄하게 되는 것이다. (예전에 도대체 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고전이라 하는지 이해를 못하며 읽어가고 있을 때 가끔 눈앞에 나타나곤하는 실지렁이를 명확히 묘사한 부분을 읽으며 '이거야!' 전율을 경험한 일이 있었다.) 그 작가들도 태어나면서부터 그런 능력을 안고 태어난..
8월이다. 벌써. 친구들이 그득그득 들어있는 톡방에 월말마다 '나 올해는 유독 시간이 빨리 흘러가는 것 같아. 코로나에 내 시간을 빼앗긴 느낌이 들어.'라고 한 일 없이 흘러가는 것 만 같은 2020년의 시간흐름을 코로나 탓으로 넘겨버린지도 몇 달째 계속 되고 있다. 코로나가 일상으로 침범해 들어왔을지라도 결코 건들일 수 없었던 하루라는 '시간'은 여전히 24시간인데도 말이다. 코로나19 이후의 시대는 이전과 다를 거라고 포스트 코로나, 뉴노멀 시대를 주제로 한 예측들도 뉴스로 다큐로 많이 들린다. 이번 『창작과 비평』 여름호 논단/현장에서도 이와같은 글들을 읽을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궁금했다.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던 이 시대를 평범한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이번 글은 그래서 반갑다. 위기..
『라이팅 클럽』은 모성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엄마에게 '엄마' 대신 '김 작가'라는 호칭을 부여한다. 비록 상금 대신 오히려 잡지를 몇 십부 사는 것으로 등단한 것이지만 그래도 글을 쓰긴 썼으므로. 묘한 것은 화자인 '나' 역시 책을 좋아하고 어느 순간부터는 '글 쓰는 일'을 직업으로 갖고 싶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바로 그날이었다. 내가 처음 글을 쓸 수 있는 상태에 있다고 느꼈던 순간. 안채 할머니의 마루에서 뜨거운 보리차에 입안을 데었던 바로 그 시간이었다. 홧홧거리는 입안의 통증과는 관계없이 몸에서 약간 힘이 빠지며 몽롱해진 한 순간 오히려 정신이 말짱해졌던 것 같다. 막연한 느낌으로만 간직해온 글쓰기에 대한 열망이 구체화 되는 순간의 느낌을 표현한 문단이 그래서 제일 먼저 눈에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