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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소년을 다시 만났는지 말해줄래?
꽤나 두툼한 (560 페이지 정도) 두께감의 소설이지만 뭉클의 온라인독서모임 도서로 『고래』가 올라왔을 때, 주저없이 신청한 것은 그동안 이 소설에 대해 들어왔던 많은 좋은 평가들 때문이었다. 역시 그는 이야기꾼이었다. 결코 지루할 새 없이 이런 분량의 소설을 끌고 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놀라웠다. 소설은 스물일곱 춘희를 등장시키면서 시작한다. 작가는 이미 첫 페이지에 그가 벙어리이고 열 네살에 이미 백 킬로그램을 넘어선 거구라는 인물정보를 친절하게 설명해주는데 덕분에 나는 머릿속에 한 인물의 외형을 상상하며 그가 교도소 출소 후 버려진 벽돌공장에서 몸을 씻기까지의 일련의 과정을 읽어가게 되었다. 그리고 춘희의 과거가 궁금해질 무렵, 뜬금없이 이야기는 국밥집을 운영하는 한 노파에게로 건너뛴다. 처음에는..
코로나 시대를 겪으며 사람들은 '지금 이 시국에....'라는 말을 많이 하기 시작했다. 그 말은 특정 확진자의 동선공개 기사에 유독 많이 달리곤 했는데 '이렇게 잠깐씩 동네마트만 갔다오면서 집밖을 안나가는 사람은 저뿐인가봐요ㅠㅠ'랑 비슷한 수준의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듯 보였다. 물론 나의 감정도 댓글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 특정 확진자들의 동선을 보면 화가 나기도 하고 '집-회사'만 왔다갔다 하시다 확진된 분들의 동선을 보면 반대로 안쓰럽기도 했다.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에는 화가 치밀었다가 택배 물류센터에서 터진 코로나에는 안타까운 마음이 앞서기도 했다. 더운 날씨에 물류작업을 하시면서 마스크를 꼬박꼬박 끼고 있다면 그것이 감사할 일이지 힘들어 벗었었다고 비난하기엔 그분들의 업무강도 앞에 절로 안쓰러..
주제로 진행되는 손끝으로 문장읽기 9회차. 민음북 10기 첫 온라인독서모임이다. 세 권 중에 내가 고른 책은... 바로! 강영숙 작가의 『라이팅 클럽』이다. 책과 스티커, 책갈피, 그리고 온라인독서모임의 미션일정이 적힌 종이가 함께왔다. 이번에 책갈피가 함께 온 게 색달랐는데 , 도톰한 두께의 종이질감 책갈피다. 종이지만 쉽게 구겨질 두께감이 아니라 마음에 들어서 써보고 있는 중이다. 책 속 문장이 적힌 것도 있고 오른쪽 책갈피처럼 직접 적어넣을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된 것도 있다. 책은 지금 40페이지 정도 읽었는데 모든 책의 초반을 읽을 때 그러하듯 등장인물들의 성격을 조용히 염탐중이다. 일반적이지 않은 모녀관계에 있는 주인공과 김 작가(주인공은 엄마를 엄마라 부르지 않고 김 작가라고 부른다.)가 이..
이번 『창비』 여름호 논단에는 네 편의 글이 실렸다. 따끈따끈한 이슈라고 할 수 있는 남북관계, 제21대 총선, n번방사건으로 다시 불거진 디지털 성폭력,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글들이 그것인데, 재빨리 움직여 담다보니 글이 쓰인 시기와 그 글을 읽는 지금의 사이에 존재하는 시간적 간격 사이에 또 수많은 변수들이 나타났다. 불과 2~3달 전에 쓰인 글들일진데 그들은 미처 알지 못했던 일들의 진행과정을 나는 목도하면서 글을 읽고 있는 이 기분이 참 묘하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의 대담인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의 길」 은 그런면에서 남북관계가 찢어지기 쉬운 종이 위에 조심스럽게 쌓아올려진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읽게 된 글이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환하게 웃으며 대화를 하는 모습..
여전히 요즘도 나온다는 라는 게임을 밤새도록, 그리하여 전국을 통일할 때까지 했었던 적이 있었다. 그렇게 중원의 주인이 되고나면 잠도 못자 피곤해 수업을 듣는둥 마는둥 해도 왠지 뿌듯한 느낌을 느끼며 그날 하루를 보내곤 했다. 그렇다고 현실의 내 방이 1cm 더 늘어나는 것도 아니었고, 하다못해 학교 내 책상 역시 1mm도 변함없었다. 게임은 게임일 뿐, 현실이 아니었다. 요즘 게임도 100퍼센트 그렇다고 할 수 있을까? 요즘 게임을 하려면 (현실의) 돈이 있어야 한다. 그것은 그 게임을 사기 위한 비용이 아니다. (그건 예전에도 있었다.) 소위 템빨이 좀 받쳐줘야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게임에 매진(?)하여 아이템을 많이 모으면 (현실의) 돈을 받고 팔 수도 있다. 꼭 게임만 그럴까? 언제부터인가 가상..
민음북클럽 10기 가입 후에 처음 진행되는 온라인독서모임인듯 싶다.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온라인 패밀리데이가 앞당겨지고 오디오북 관련 이벤트들이 많아서 그랬지 싶기도 하고....) 무튼 신청은 내일(10일) 오후 3시지만 『모두 너와 이야기하고 싶어 해』와 『라이팅 클럽』을 두고 신청도서를 고민중이다.
이미 한참 전에 도착해서 시와 소설은 읽은 후이지만, 그래도 수령인증샷을 남겨본다. 이번 여름호의 색감은 '민트', 내가 '귤색'과 함께 제일 좋아하는 색이기도 하다. 어떤 글들은 내가 장르적으로 어려움을 느끼는 글이기도 하고, 또 어떤 글들은 내 짧은 지식탓에 독해에 어려움을 느끼기도 하기에 이라는 함께 읽기 프로그램이 없었더라면 지난 봄호 역시 중도에 포기했을 가능성이 높다. '마감이 사람을 움직인다'라는 말도 있지 않는가.ㅎㅎ 이미 1,2차에서 마감기한을 넘겨 두번의 패스권은 안녕~ 이제부터 성실하게 읽고 쓰겠습니다~~스스로에게 다짐해 본다. 에 언급된 코로나19와 관련된 문제의식들이 좋았다. 1월, 처음 코로나19의 존재를 뉴스에서 접하기 시작할 때만해도 7월의 어느날까지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살..
6월의 마지막날이었던 화요일, 나에게 도착한 7월 뭉클팩 꾸러미엔 천명관 작가의 『고래』와 고래밥, 그리고 소설 뭉클하지와 귀퉁이책갈피, 뭉클팩 초대장이 들어있었다. 꾸러미를 받자마자 식탁위에 펼쳐놓고 사진한장 찰칵! 그리곤 얼른 QR코드가 나를 인도하는 그 채팅방에 들어갔다. 이번 『고래』 독서모임의 일정은 지난달에 비해 다소 숨가쁠 예정이다. 일단 책 두께가 상당하다. 대충 끝을 보니 560페이지 정도 되는 것 같다. '우리의 완독 목표일'은 7월 28일이니 하루 20P는 평균적으로 읽어야 기간 내 완독이 가능하다. 미션은 인증샷과 완독 후기를 포함해 6개로 사이 4가지 미션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매주 월요일 공개될 예정이라고 한다. 함께 같은 책을 읽으며 고독한 뭉클방에서는 그날 그날 읽은 페이..
어떤 일이든 시작부터 삐걱거리면, 어쩐지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 마련이다. 이번 『창작과비평』여름호가 나에게는 그런 느낌이다. 인증샷을 올리려 사진을 찍어놓고도, 시 파트를 다 읽고 마음에 드는 부분을 표시해놓고도 글쓰기에 손이 가질 않아 시간을 흘려보내던 참이다. 첫 단추를 이렇게 꿰지 않았으니 소설이라고 다를쏘냐. 오늘 아침부터 밀린 일기를 써야 하는 개학 전날 초등학생마냥 (하긴, 요즘은 일기쓰기 숙제도 없다던가.) 무거운 마음으로 잠에서 깨었다. 참 별일이다. 예정된 분량은 다 읽어놓고 글 쓰기 어려워하는 건 참으로 나답지 않은 일이다. 이미 여름호엔 코로나19가 여기저기 자리잡고 있었다. 시에서도 요즘 우리의 생활에 대한 시어·시구를 발견했었는데 소설속에서도 그랬다. 「실버들 천만사」는 코로..
한때는 10년쯤 살았고, 작년까지는 직장생활을 했던 둔산엘 요즘은 나갈 일이 별로 없다. 룡의 수첩 구매 목적으로 지난주에는 공방에서 말고 둔산에서 뜨개를 하기로 했는데, 그 전주에 은행동 에스닷에서 룡이 수첩을 사버리는 바람에 목적성 없는 둔산동 나들이가 되어버렸다. 무튼, 그 전부터 룡이 노래를 부르던 보끄미를 오랜만에 갔다. 부러 사람들이 한가한 시간을 틈탄다며 1시 넘어서 갔는데 사람이 많지는 않았고 그마저도 우리의 음식이 나올 쯤이 되니 더더 빠져나가는 모양새. 항상 그렇듯 우리는 쭈꾸미화덕피자세트(인당 12,000원)를 시켰다. 밑반찬이 먼저 나오고, 순한맛을 시켰지만 비주얼로는 꽤나 매콤해 보이는 쭈꾸미와, 강황으로 색을 낸 듯 보이는 밥- 그리고 고르곤졸라 핏자까지 나와 세트완성. 오랜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