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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문학동네 (5)
그녀가 소년을 다시 만났는지 말해줄래?
'좋은'소설이란 어떤 걸까,를 고민해본 적이 있다. 내 기억에 그 고민의 첫 이유는 책을 좋아하면서도 '소설은 읽지 않는다'고 말하는 지인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한동안 소위 '시대를 반영했다'고 하는 까칠까칠하고 읽고 있으면 내 기분까지도 저 밑바닥까지 추락하는 소설들을 골라 읽었다. 판타지, 무협지 소설은 읽으면 안될 것 같았다. 성차별, 퀴어, 취업난 같은 이야기가 나오지 않으면 '요즘'소설이 아닌 것 같았다. 그런데, 내가 왜 소설을 읽는 거지? 24시간 뉴스만 송출하는 뉴스채널의 소설버전을 원해서 책을 읽는 건가? 그건 아니었다. 나는 책 읽는 게 재밌으니 읽고, 어떤 내용이 텍스트화된 걸 영상화된 것보다 선호하니 읽어왔다. 그게 때론 시대를 반영할 때도 있지만 이미 시대적배경이 아주 옛날..
꽤나 두툼한 (560 페이지 정도) 두께감의 소설이지만 뭉클의 온라인독서모임 도서로 『고래』가 올라왔을 때, 주저없이 신청한 것은 그동안 이 소설에 대해 들어왔던 많은 좋은 평가들 때문이었다. 역시 그는 이야기꾼이었다. 결코 지루할 새 없이 이런 분량의 소설을 끌고 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놀라웠다. 소설은 스물일곱 춘희를 등장시키면서 시작한다. 작가는 이미 첫 페이지에 그가 벙어리이고 열 네살에 이미 백 킬로그램을 넘어선 거구라는 인물정보를 친절하게 설명해주는데 덕분에 나는 머릿속에 한 인물의 외형을 상상하며 그가 교도소 출소 후 버려진 벽돌공장에서 몸을 씻기까지의 일련의 과정을 읽어가게 되었다. 그리고 춘희의 과거가 궁금해질 무렵, 뜬금없이 이야기는 국밥집을 운영하는 한 노파에게로 건너뛴다. 처음에는..
6월의 마지막날이었던 화요일, 나에게 도착한 7월 뭉클팩 꾸러미엔 천명관 작가의 『고래』와 고래밥, 그리고 소설 뭉클하지와 귀퉁이책갈피, 뭉클팩 초대장이 들어있었다. 꾸러미를 받자마자 식탁위에 펼쳐놓고 사진한장 찰칵! 그리곤 얼른 QR코드가 나를 인도하는 그 채팅방에 들어갔다. 이번 『고래』 독서모임의 일정은 지난달에 비해 다소 숨가쁠 예정이다. 일단 책 두께가 상당하다. 대충 끝을 보니 560페이지 정도 되는 것 같다. '우리의 완독 목표일'은 7월 28일이니 하루 20P는 평균적으로 읽어야 기간 내 완독이 가능하다. 미션은 인증샷과 완독 후기를 포함해 6개로 사이 4가지 미션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매주 월요일 공개될 예정이라고 한다. 함께 같은 책을 읽으며 고독한 뭉클방에서는 그날 그날 읽은 페이..
올해 나는 가입을 1,2,룡에게 생일선물로 받았다. 그리하여 받게 된 웰컴키트에는 내가 고른 『그레구아르와 책방 할아버지』, 『2020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과 함께 『2020 THE BEST COLLECTION』 이라는 이름으로 책을 한 권 받았다. '베스트 컬렉션'은 북클럽 회원들을 위한 리미티드 에디션이라고 볼 수 있는데 한국 단편소설 (물론 문학동네에서 엮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문학동네에서 출간된 책에 실려있는 단편) 중 최애 작품을 미리 작년에 회원들에게 설문조사했었다. 아마도 그 결과가 이번에 이 책으로 묶여졌으리라. 북클럽 회원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책이기 때문에 이번에는 완독선물만 있을 줄 알았는데 오늘 얇은 택배 하나가 도착했다. 지난달부터 선보인 '뭉클하지'와 필사하기..
모모와 로자 아줌마의 기묘한 동거 주인공인 열네살의 모모는 세상을 너무 일찍 알아버린 아이였다. 모모는 로자 아줌마와 함께 살았는데 로자 아줌마의 집에는 모모 이외에도 많은 아이들이 살았다. 그리고 그 아이들의 세부 속사정은 다를지언정 맡겨진 이유는 같았다. 부모가 그 아이들을 양육할 수 없는 것이다. 그 아이들을 돈과 함께 맡기면 로자 아줌마는 아이들을 맡아 키워주었다. 친엄마는 아니었지만 비록 대가를 받고 제공해주는 양육일지라도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모모와 로자 아줌마의 사이에는 가족애가 생겨난다. 인종이 다르고 종교가 다르다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고 이미 정들어버린 아이들을 양육비가 끊겼다는 이유로 내칠만큼 로자 아줌마는 모질지도 못했다. 이 세상을 쓸쓸히 홀로 살아가야만 했던 로자 아줌마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