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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소년을 다시 만났는지 말해줄래?
뭉클팩이든 뭉클찜이든 상관없이 끌리는 책을 신청하고 있는데 공교롭게도 6월부터 계속 뭉클팩만 신청하고 있다. 이 정도면 인정해야 할 듯. 뭉클팩 책 선정이 나와 더 잘 맞나보다.ㅎㅎㅎ 요즘 워낙 추석 전 택배 물량이 밀린다고 해서 추석 전에 받을 수 있을지 걱정했는데 책은 이미 지난 주 목요일(24일)에 도착을 했다. 이번 택배는 특히나 아주 묵직~ 했는데 책도 두께감이 상당했지만 꽈배기와 함께 우롱티, 결명자차가 그 무게감을 더해주었다. (우롱티는 이미 지난 토요일 밖에 나설 때 들고 나가 잘 마셨다.ㅎㅎ) 올 추석에는 타지역 친척분들은 오시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아주 단촐한 추석명절이 될 예정이다. 그래서 집에서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좀 더 길지 않을까 기대를 해보게 되는데, 그때 함께 할 수..
[발제2-1. 아직 만나보지 못한 새로운 그림책을 소개해 주세요.] 나는 그림책경험이 비루하기 그지없어, 릿터(25호) 읽기 전까지 그림책과 삽화가 들어간 동화책 구별도 못하던 1인이므로 내가 읽어본 그림책 중 특이한 모양 & 촉감의 그림책을 소개하긴 불가능할 듯 하다. 다만 내가 10년도 넘게 구독해오고 있는 블로그이웃 중에 세상기발한 아이디어로 만드는 물건들을 소개하는 분이 있는데 그 분이 소개한 책중에 특이했던 그림책이 있어서 그걸 옮겨보려고 한다. 바로 도장을 활용해서 그린 그림책이다. 일본의 아티스트 Baku Maeda(바쿠 마에다)의 책인데 우리는 요즘 도장찍을 일이 별로 없지만 일본은 여전히 도장을 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STAMP BY ME STAMP BY ME 게시: December 14..
삽화가 100장 들어 있어도 동화책은 동화책이며 그림책이 아니다. 우선 나는 이번 『Littor』 25호를 읽으면서야 '그림책'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는 것을 고백한다. 나는 80년대생이고 어렸을 때 보았던 수많은 '그림'이 있었던 책들 중 릿터가 말해준 '그림책'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나는 삽화가 들어있는 동화책을 읽었고 그 마저도 초등학교 4학년 무렵부터는 그림이 전혀 없는 책으로 널뛰기하듯 건너뛰었기 때문에 내 독서기에는 소위 '아동기'와 '청소년기'가 없다. 왜 그랬을까, 생각해보면 그냥 활자만 빽빽한 책을 읽으면 어른이 된 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성인이 되어서야 남들은 초중고등학교 시절 읽었다는 『어린왕자』라든가, 『데미안』이라든가 하는 소위 성장소설을 뒤늦게 읽게 ..
이 소설은 서술자인 '나(영인)'가 과거를 회상하며 이야기를 끌고간다. 그런데 그 회상이 얼마나 쿨내가 풀풀 진동하는지, 소설 전반에 흐르는 유머러스함은 자신을 '너무도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서술하는' 영인의 모습을 상상하다가 쿡, 웃게 되는 식이다. 이제부터 고등학교 졸업 후 점점 살집이 불어난데다가 독특한 취향으로 미용실에 가서 아줌마 파마를 요청한 영인의 모습을 상상하며 소설 이야기를 계속해보자. 주인공인 '영인'은 중학교 2학년 때부터야 '엄마'라는 존재를 만나게 된다. 도대체 이 엄마는 그동안 딸을 (친척집도 아닌) 친구집에 놓고 뭘 하며 살았는지 모를 일이다. 그렇게 친밀감이란 1도 없는 모녀는 한 노부부의 집에 딸려있는 방에 세들어 살게 되는데 영인이 엄마를 엄마라 부르지 않고 '김 작가'라 ..
7월 뭉클팩 도서였던 『고래』 완독선물로 '고래'라고 새겨진 몽당연필이 도착했다. 완독인증서도 획득!^^ 지난 3일에는 8월의 뭉클팩 도서인 『숨』과 뭉클찜 도서인 『빌리브 미』 도서 신청이 있었다. 나는 두 권은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 한 권을 고르곤 하는데 이번에는 도서목록을 보자마자 『숨』을 신청해야겠다고 생각했었다. 테드 창 소설 좋다는 얘길 전부터 들어왔지만 아직 읽어보질 못했던 참이었다. 뭉클팩과 뭉클찜은 문학동네에서 매달(요즘엔 횟수를 더 늘린듯) 운영하는 온라인독서모임인데 신청자격은 연회비를 낸 북클럽회원이어야 한다. 그런데도 점점 하루 이틀만에 마감되는 일이 잦아져서 이번 『숨』은 인원수 제한을 두지 않고 날짜제한으로 신청을 받았다. 물론 북클럽 회원이라고 해서 공짜로 진행되는 독서모임이 ..
하지만 내가 쓴 글들이 정말 소설답다거나 문학적으로 뛰어나다거나 한 것은 아니었다. 그건 그냥 그렇고 그런 글일 뿐이었다. 그러나 왠지 일거수일투족이 다 의미가 있는 것 같고 내가 느끼는 걸 표현하지 않으면 중요한 걸 다 놓쳐 버릴 것 같았다. 영인이는 계속 글을 썼다. 하지만 내 예상과는 달리 그것을 직업으로 삼은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글로 직업적 성취를 이룬 것은 김 작가였다.) 아마 영인이는 지금도 계속 글을 쓰고 있을 것이다. 계동은 아니겠지만 어딘가에서 라이팅 클럽을 운영하고 있을 것이다. 글에 삶의 무게를 기대는 것은 영인 뿐이 아니다. 사실 나도 그렇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고 이제 숙제로 제출할 일도 없는데 일기를 쓰고 플래너를 쓰고 블로그 포스팅을 쓴다. 어쩌면 인간이라면 누구나 기록의..
매일 밤 꿈을 꾸었다. (중략) 팔다리가 잘려 나가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통증이 밀려오는 순간에도 나는 다짐했다. 이 꿈을 기록해야만 해! 기록해야만 해! 기록해서 뭔가를 얻어야 한다구! 종종 책을 읽으며 희열을 느끼기도 한다. 내가 살면서 흔하게 경험하는 일이지만 누군가에게 그 상황을 설명하려고하면 뭐라고 묘사해야 하는지 알 수 없는 걸 작가들은 정확하게 콕! 집어 글로 쓸 수 있는 어마어마한 능력자여서 책을 읽다가 감탄하게 되는 것이다. (예전에 도대체 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고전이라 하는지 이해를 못하며 읽어가고 있을 때 가끔 눈앞에 나타나곤하는 실지렁이를 명확히 묘사한 부분을 읽으며 '이거야!' 전율을 경험한 일이 있었다.) 그 작가들도 태어나면서부터 그런 능력을 안고 태어난..
『라이팅 클럽』은 모성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엄마에게 '엄마' 대신 '김 작가'라는 호칭을 부여한다. 비록 상금 대신 오히려 잡지를 몇 십부 사는 것으로 등단한 것이지만 그래도 글을 쓰긴 썼으므로. 묘한 것은 화자인 '나' 역시 책을 좋아하고 어느 순간부터는 '글 쓰는 일'을 직업으로 갖고 싶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바로 그날이었다. 내가 처음 글을 쓸 수 있는 상태에 있다고 느꼈던 순간. 안채 할머니의 마루에서 뜨거운 보리차에 입안을 데었던 바로 그 시간이었다. 홧홧거리는 입안의 통증과는 관계없이 몸에서 약간 힘이 빠지며 몽롱해진 한 순간 오히려 정신이 말짱해졌던 것 같다. 막연한 느낌으로만 간직해온 글쓰기에 대한 열망이 구체화 되는 순간의 느낌을 표현한 문단이 그래서 제일 먼저 눈에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