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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소년을 다시 만났는지 말해줄래?
처음 미드나잇 리딩클럽 1회 때는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을 골라 읽었었다. 그때는 종이책과 오디오북의 병행독서를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종이책은 잠들기 전에 그리고 오디오북은 이동중에 들었다. 처음 진도는 오디오북이 앞섰으나 결국 종이책으로 마무리했던 기억이 있다. 이번엔 좀 다르게 읽어보고 싶었다. 귀는 오디오북을 들으면서 눈으로 종이책의 글자를 쫓아가는 독서는 어떨까. 누군가 읽어주는 책을 눈으로 쫓아간다는 건, 학교 다닐때를 떠올리게 했는데 그땐 사실 머릿속으로 딴 생각하다 놓치지 일쑤였지만 이젠 원해서 하는 독서이니 그럴 일은 없었다. 오히려 놓치지는 않을까 조바심내며 집중했다. 잭 런던의 『야성의 부름』에는 두 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그 중 표제작인 「야성의 부름」은 미국 남부 판사의..
삽화가 100장 들어 있어도 동화책은 동화책이며 그림책이 아니다. 우선 나는 이번 『Littor』 25호를 읽으면서야 '그림책'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는 것을 고백한다. 나는 80년대생이고 어렸을 때 보았던 수많은 '그림'이 있었던 책들 중 릿터가 말해준 '그림책'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나는 삽화가 들어있는 동화책을 읽었고 그 마저도 초등학교 4학년 무렵부터는 그림이 전혀 없는 책으로 널뛰기하듯 건너뛰었기 때문에 내 독서기에는 소위 '아동기'와 '청소년기'가 없다. 왜 그랬을까, 생각해보면 그냥 활자만 빽빽한 책을 읽으면 어른이 된 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성인이 되어서야 남들은 초중고등학교 시절 읽었다는 『어린왕자』라든가, 『데미안』이라든가 하는 소위 성장소설을 뒤늦게 읽게 ..
2회는 선택이 비교적 쉬웠다. 『노인과 바다』는 더클래식판으로, 『체호프 단편선』과 『수레바퀴 아래서』는 민음북클럽 9기, 10기 에디션 판으로 가지고 있었기에, 유일하게 가지고 있지 않은 『야성의 부름』으로 선택. 책과 수첩과 스티커, 그리고 온라인독서모임 안내문이 세뚜다. 책은 분량을 체크하고 독서모임 완료일을 확인한 후 1주일에 읽으면 되는 분량을 적어두었다. 스티커는 다이어리에, 수첩은 수첩이 모여있는 서랍행. 아, 하나를 빠뜨릴 뻔 했다. 이번 독서모임은 '어두운 이불 속, 나지막이 울리는 세기의 문장들. 달콤한 잠을 위한 오디오북 독서모임'이란 설명처럼 오디오북도 세뚜다. 네이버 오디오클립 어플을 확인해보니 잘 들어와 있다. 이제 독서를 위한 모든 준비를 끝마쳤다. + 지난번 로 읽은 『라이팅..
봄호와 여름호를 함께 했고, 가을호와 겨울호 함께 읽기가 예정되어 있는 『창작과 비평』 여름호의 마지막 이야기. (읽기는 진즉 읽었으나 아직 손대지 못한 '시' 파트에 대한 글을 올리게 된다면 마지막이 아닐 수도 있겠다.) 어느 순간, 나는 좀더 얇고 좀더 있어보이는(?) 디자인의 문학잡지들에는 시선을 주면서도 너무(?) 두툼하고 내가 평소 잘 읽지 않아오던 방향의 글들이 잔뜩 수록되어 있을 것임에 분명한 계간지는 멀리해왔다. (Littor, Axt, Newphilosopher.... 이름부터 얼마나 허세부리기 적당한가.) 물론 클럽 창비 1장을 신청하게 된 것은 내가 『창작과 비평』을 한번도 꼼꼼하게 읽어보지 않았다는 무경험이 한 몫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봄호는 헉헉대면서 기나긴 여정을 쫓아갔음을 ..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올라가면서 내가 속한 교구의 성당 미사가 다시금 중단되었다. 성당카페도 함께 열지 않기 때문에 1주일에 한번 하던 성당카페봉사도 중단되었다. 코로나 초창기에 그랬듯,백수가 국가에게 해줄 수 있는 최선을 다하기 위해 집앞마트와 10분 거리에 있는 시댁, 친정을 제외하곤 움직이지 않는다. 다시금 칩거생활을 시작했다. 약속도 취소, 뜨개공방도 등록하지 못했다. 그러면서 나는 온라인독서모임을 잔뜩 신청했는데, 이번주에 시작하는 3권의 책과 다음 주 3권의 책에 대한 독서모임 시작이 예정되어 있다. 6권 동시읽기가 가능할지는... 해보아야 알 듯 하다. ㅎㅎ 무튼, 오늘은 그 6권의 독서모임 책 중 두번째, 북클럽문학동네에서 주관하는 9월의 뭉클팩 도서인 『키르케』가 도착했다. 두께감이..
3시에 미드나잇 리딩클럽 신청이 있어 대기중. 선정도서 4권 중 읽어본 책은 한 권도 없으나 집에는 이미 3권의 책이 있어서 집에 없는 한 권 『야성의 부름』으로 신청할 예정이다. 요즘 집콕중이라고 독서모임 신청에 열을 올렸더니 읽을 책이 쌓였지만, 뭐 그건 행복한 일이니.^^ 지난번 도 신청했었지만, 오디오북에 익숙하지 않아서 아직까진 종이책을 주로 읽게 된다. 이번엔 어떻게 될지 궁금하기도 하니 두번째 '종이책-오디오북 평행 독서' 도전!
'좋은'소설이란 어떤 걸까,를 고민해본 적이 있다. 내 기억에 그 고민의 첫 이유는 책을 좋아하면서도 '소설은 읽지 않는다'고 말하는 지인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한동안 소위 '시대를 반영했다'고 하는 까칠까칠하고 읽고 있으면 내 기분까지도 저 밑바닥까지 추락하는 소설들을 골라 읽었다. 판타지, 무협지 소설은 읽으면 안될 것 같았다. 성차별, 퀴어, 취업난 같은 이야기가 나오지 않으면 '요즘'소설이 아닌 것 같았다. 그런데, 내가 왜 소설을 읽는 거지? 24시간 뉴스만 송출하는 뉴스채널의 소설버전을 원해서 책을 읽는 건가? 그건 아니었다. 나는 책 읽는 게 재밌으니 읽고, 어떤 내용이 텍스트화된 걸 영상화된 것보다 선호하니 읽어왔다. 그게 때론 시대를 반영할 때도 있지만 이미 시대적배경이 아주 옛날..
이 소설은 서술자인 '나(영인)'가 과거를 회상하며 이야기를 끌고간다. 그런데 그 회상이 얼마나 쿨내가 풀풀 진동하는지, 소설 전반에 흐르는 유머러스함은 자신을 '너무도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서술하는' 영인의 모습을 상상하다가 쿡, 웃게 되는 식이다. 이제부터 고등학교 졸업 후 점점 살집이 불어난데다가 독특한 취향으로 미용실에 가서 아줌마 파마를 요청한 영인의 모습을 상상하며 소설 이야기를 계속해보자. 주인공인 '영인'은 중학교 2학년 때부터야 '엄마'라는 존재를 만나게 된다. 도대체 이 엄마는 그동안 딸을 (친척집도 아닌) 친구집에 놓고 뭘 하며 살았는지 모를 일이다. 그렇게 친밀감이란 1도 없는 모녀는 한 노부부의 집에 딸려있는 방에 세들어 살게 되는데 영인이 엄마를 엄마라 부르지 않고 '김 작가'라 ..
나는 그동안 액체세제를 선호하며 살아왔다. 가루보다 어쩐지 깔끔한 느낌이었는데 그 어쩐지가 참 많은 걸 의심없이 결정할 수도 있다. 우리집엔 그동안 이렇게 세 가지 세탁세제가 존재해왔다. 1년 9개월 전 분가하며 입주한 아파트 이사선물로 참 많은 액체세제를 선물로 받았고 드디어 리큐가 마지막 남은 액체세제였다. 니트는 알칼리성 세제로 빨면 안된다 하니 구입한 울드라이와 왜 넣는지도 모르고 꼭 넣어주는 섬유유연제 다우니, 이 세 가지가 세트였던 셈이다. 우선 나는 삶을 단순화하기로 마음을 먹은 후 다짐한 것 중 하나는 '미니멀이랍시고 쓰던 걸 버리고 새로 사진 말자'였다. 그래서 일단 쓰던 대로 썼고 오히려 너무 과한 양을 쓰지 않도록 주의했다. 그러던 중 제일 먼저 떨어진 것은 섬유유연제였다. [섬유유연..
좋은 것이 있으면 공유하고 나누어야 맛! 티스토리로 옮겨오기 전에 하던 네이버블로그에선 창비출판사가 이웃이어서 이런저런 소식을 들을 수 있었는데, 덕분에 클럽 창작과비평 제1장을 함께 할 수 있었다. 이 무엇이냐면! 계간지는 너무 두꺼워서 선뜻 손이 가지 않는 것이 사실. 이런 『창작과비평』 계간지를 함께 읽는 온라인독서모임이다. 나는 제1장을 신청할 때 참 많이도 망설였다. 왜냐하면 백수가 되고 다시금 블로그를 시작할 때 '출판사 서평단은 하지 말자' 즉 서평을 담보로 한 책을 공짜로 받지 말기로 다짐을 했었고 그때까지 지켜오고 있었던 참이었다. (서평단을 하면서도 객관적으로 리뷰 쓰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나는 그렇게 되지 못한다는 걸 이미 대학교 때 경험했었기 때문이다.) 클럽 창비는 무척 하고 싶었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