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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시멀과 미니멀라이프 사이] 소창행주, 소창걸레 길들이기(정련)

열낱백수 2020. 8. 6. 19:10

   소창-하면 뒤에 붙는 단어는 '걸레'보다 '행주'가 더 익숙하지만, 사실 행주와 걸레를 소창원단으로 바꾸기로 마음먹은 계기는 '걸레'였다. 나는 지금까지 주방에서 쓰는 행주나 청소할 때 쓰는 손걸레를 돈 주고 사본 일이 없었다.(이렇게 본다면 소창행주를 굳이 내돈주고 산 것은 미니멀라이프가 맞는가.ㅎㅎ) 어쨌든 청소할 때 면걸레로 거울이나 TV를 닦고나면(제일 우선순위로 닦아주는 데도) 면에서 떨어져나온 먼지 때문에 닦고도 찝찝한 뒷맛을 남겼고 '어쩔  수 없지 뭐' 생각하던 어느 날 방법을 찾아보기에 이르렀다. 

   가장 쉽게 쓰시는 방법 중 하나는 '핸드크림이나 바디로션을 조금 걸레에 발라 TV를 닦는 것'이었다. 그러면 먼지도 훨씬 덜 달라붙는다는데... 난 그 방법은 썩 내키지 않았고 그 다음 찾은 방법이 바로 이 소창원단이었다. (재봉틀이 없는 나는) 파는 곳들을 여러 곳 검색하고 행주용으로 4장, 손걸레용으로 1장 총5장의 소창행주(걸레)를 주문했다.

 

 

   겹수나 자수 등 옵션이 많아 '주문 후 제작'이라고 적혀있었는데 정말 배송까지는 꽤 걸려서, 7월 2일(목요일) 주문하고 8일(주문한 다음 주 수요일)에 받았다. 옵션도 헷갈리셨는지 내가 주문한 것과 하나가 잘못 배송되었는데 너무 죄송해하셔서 이 일은 묻어두기로 ㅎㅎ

   무튼 소창원단은 왔다고 해서 바로 쓸 수 있는 게 아니라 '길들이기 과정'(정련 과정이라고도 함)이 필요하다. 어렵지는 않지만 시간이 좀 걸리는데, 그래서 오늘 왔으면 하루 지나서야  쓸 수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소창행주, 소창걸레 정련과정]

1. 풀기제거

 

 

   소창 생면이 잠길 만한 크기의 냄비에 면을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준다. 이 상태로 4시간에서 12시간 정도를 놔둔다.

 

 

   시간이 흐른 후에 소창 생면을 빼보면-

 

 

   누런 색으로 물이 변했다.

 

2. 삶기 (2~3회)

 

 

   옥수수 풀기가 빠져나온 물은 버리고 새로 물을 받아 삶아주는데, 오래 삶지 않아도 된다. 끓어오르면 불을 끈 후에 2시간 정도 자연히 식기를 기다렸다가 헹구는 과정을 2~3번 반복해주면 된다. (나는 2번만 했다.)

 

이때, 뽀얀~ 색깔의 행주를 원한다면 과탄산소다를 한 스푼 넣어주면 되는데 나는 자연적인 소창면 색깔이 좋기도 했고 어짜피 사용 후 세탁 때는 과탄산소다를 사용하게 되므로 쓸 수록 점점 하얗게 될 것이니 넣지 않고 정련했다.

 

 

   드디어 두 번의 삶기를 마치고

 

3. 탈수 후 건조

 

 

   나는 세탁기 약 건조로 돌려준 후 빨래 건조대에 널어 말려주었다.

  이 과정을 끝냈다면 이제 쓸 수 있다!


[한달 사용기]

 

 

   나는 두 겹짜리는 행주와 손걸레로(자수를 달리 주문해서 용도를 구별했다.) 세 겹짜리는 식기 물기제거용으로 사용중이다. 한달 정도 사용했는데 총평을 말하자면 '매우 만족'이다. 아마 면행주나 면걸레로 돌아가는 일은 없을 듯 싶다. 먼지가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그마저도 쓰면 쓸 수록 적어지고 있다. 면에 비해 초반에는 흡수력이 떨어지는 느낌을 받지만 이 또한 쓸수록 더 좋아지고 불편할 정도로는 느끼지 못하고 있다.

   관리는 면행주때와 달라지지 않았다. (매일은 귀찮아서 힘들고 ㅎㅎ) 3일에 한번씩 과탄산소다 한 스푼 넣고 삶아준다. 그래서 아직은 5장을 충분하고 다른 용도가 더 생기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그렇지 않을까 싶다.


[면행주랑 비슷하다면 왜 사람들은 소창면을 쓰는 걸까요?]

   소창면도 사실 '면'이에요. 소창은 목화로 만든 면소재입니다. 소창은 세탁을 반복할 수록 원단이 촘촘해지고 부드러워지는 것이 특징인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서 쓰는 일반 면 행주는 뽀~얗잖아요. 표백제 사용과 형광물질 사용이 된 제품들이 많겠죠? 소창은 그런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서 예전에 면기저귀 쓸 때는 소창면으로 많이 썼다고 하더라구요. 단지, 그렇기 때문에 초반에 정련과정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고 요즘 면행주가 아니라 몇 번 쓰고 버리는 일회(다회)용 행주 쓰시는 분들도 많은데 소창행주는 삶아써야 하니 관리의 어려움 때문에 쉽게 손이 가지 않는 제품이긴 하죠. 하지만 단순한 삶을 살고 싶어 미니멀라이프에 발을 들이신 분이라면 한번쯤 도전해보시라고 한달 사용한 제가 추천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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