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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클럽창작과비평 (14)
그녀가 소년을 다시 만났는지 말해줄래?
코로나19는 우리에게 여태껏 경험해보지 못한 많은 것들을 경험토록 만들었다. 물론 그 중 대부분은 결코 기분좋은 경험이 아니었다. '집'이라는 가장 사적인 공간을 벗어나면 우리는 항상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며칠 혹은 몇 주일의 기간이 아니라 1월말부터 쭈욱~ 우린 그런 상태로 생활하고 있다. 또 사람과 거리를 두어야 하는데 이러한 거리두기는 사람간의 접촉을 매개로 하는 업종의 수입에 큰 타격을 입혔다. 사업주에게만 그 영향이 미친 건 아니었다. 어떤 직장인들은 코로나19랑 상관없이 같은 수입을 유지했지만 어떤 사람들은 수입이 급격히 줄거나 실업 상태가 되기도 했다. (물론 언택트에 맞물려 수입이 증가한 업종도 소수는 있을 것이다.) 그렇게 아직 코로나19에 적응이 안되던 혼란기에 총선이 있었고 정부와..
가을호가 왔다. 지난 8일에 왔으니 벌써 10일도 더 지난 셈인데, 사진만 한장 찰칵 찍어두고 오늘에서야 첫장을 펼쳤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나름 진득하게 읽어보겠노라고 커피까지 내렸는데 커피를 새 책에 홀딱 쏟고 말았다. 차례를 살펴보며 어떤 글들이 실렸는지 살펴보는 순간의 일이었다. 사진은 흘린 커피를 닦아내고 (나무 독서대에 스며든 커피는 아직 마르지 않았을 순간에) 찍은 사진이다.ㅎㅎ 새 책이 쭈글쭈글~해졌다. 물이 스며들어 한번 쭈글쭈글해진 책은 새 책처럼 펴지지 않는다.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방법들, (이를테면 냉동실에 넣어둔다든지 혹은 아주아주 무거운 책으로 눌러놓는다든지 혹은 두 방법을 결합한 방법이랄지) 를 써보아도 안하는 것보다야 낫겠지만 원래의 빳빳한 종이로 돌아오진 않는다. 어이없는..
봄호와 여름호를 함께 했고, 가을호와 겨울호 함께 읽기가 예정되어 있는 『창작과 비평』 여름호의 마지막 이야기. (읽기는 진즉 읽었으나 아직 손대지 못한 '시' 파트에 대한 글을 올리게 된다면 마지막이 아닐 수도 있겠다.) 어느 순간, 나는 좀더 얇고 좀더 있어보이는(?) 디자인의 문학잡지들에는 시선을 주면서도 너무(?) 두툼하고 내가 평소 잘 읽지 않아오던 방향의 글들이 잔뜩 수록되어 있을 것임에 분명한 계간지는 멀리해왔다. (Littor, Axt, Newphilosopher.... 이름부터 얼마나 허세부리기 적당한가.) 물론 클럽 창비 1장을 신청하게 된 것은 내가 『창작과 비평』을 한번도 꼼꼼하게 읽어보지 않았다는 무경험이 한 몫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봄호는 헉헉대면서 기나긴 여정을 쫓아갔음을 ..
좋은 것이 있으면 공유하고 나누어야 맛! 티스토리로 옮겨오기 전에 하던 네이버블로그에선 창비출판사가 이웃이어서 이런저런 소식을 들을 수 있었는데, 덕분에 클럽 창작과비평 제1장을 함께 할 수 있었다. 이 무엇이냐면! 계간지는 너무 두꺼워서 선뜻 손이 가지 않는 것이 사실. 이런 『창작과비평』 계간지를 함께 읽는 온라인독서모임이다. 나는 제1장을 신청할 때 참 많이도 망설였다. 왜냐하면 백수가 되고 다시금 블로그를 시작할 때 '출판사 서평단은 하지 말자' 즉 서평을 담보로 한 책을 공짜로 받지 말기로 다짐을 했었고 그때까지 지켜오고 있었던 참이었다. (서평단을 하면서도 객관적으로 리뷰 쓰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나는 그렇게 되지 못한다는 걸 이미 대학교 때 경험했었기 때문이다.) 클럽 창비는 무척 하고 싶었으..
아.... 나는 어쩜 모국어 앞에서 이렇게 고개가 절로 숙여지고 부끄러워지는가....ㅠㅠ 이번 대화편도 너무 어렵게 읽었음을 처음부터 고백하고 시작해볼까 한다. 이 글은 '한국어'가 주제이고, 주제로 들어가기 전에 사회를 맡은 백낙청 선생께서 '한글'과 '우리말'을 구분해서 써 줄 것을 요청한다. 한마디로 이 글은 우리가 쓰는 '글'이 아니라 우리가 내뱉는 '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나 제대로 이해한 거 맞나?ㅎㅎ) 일단 '한국어의 시대구분'부터 하고 넘어가는데, 이게 보통일이 아니다. 한국어의 시대구분 이유는 대화편의 제목이자 주요 주제 자체가 「근대 한국어, 그 파란의 역사와 희망찬 오늘」이기에 그 시대를 특정하기 위함으로 보이는데 이러한 시대구분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시대구분과의 차이가..
8월이다. 벌써. 친구들이 그득그득 들어있는 톡방에 월말마다 '나 올해는 유독 시간이 빨리 흘러가는 것 같아. 코로나에 내 시간을 빼앗긴 느낌이 들어.'라고 한 일 없이 흘러가는 것 만 같은 2020년의 시간흐름을 코로나 탓으로 넘겨버린지도 몇 달째 계속 되고 있다. 코로나가 일상으로 침범해 들어왔을지라도 결코 건들일 수 없었던 하루라는 '시간'은 여전히 24시간인데도 말이다. 코로나19 이후의 시대는 이전과 다를 거라고 포스트 코로나, 뉴노멀 시대를 주제로 한 예측들도 뉴스로 다큐로 많이 들린다. 이번 『창작과 비평』 여름호 논단/현장에서도 이와같은 글들을 읽을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궁금했다.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던 이 시대를 평범한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이번 글은 그래서 반갑다. 위기..
코로나 시대를 겪으며 사람들은 '지금 이 시국에....'라는 말을 많이 하기 시작했다. 그 말은 특정 확진자의 동선공개 기사에 유독 많이 달리곤 했는데 '이렇게 잠깐씩 동네마트만 갔다오면서 집밖을 안나가는 사람은 저뿐인가봐요ㅠㅠ'랑 비슷한 수준의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듯 보였다. 물론 나의 감정도 댓글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 특정 확진자들의 동선을 보면 화가 나기도 하고 '집-회사'만 왔다갔다 하시다 확진된 분들의 동선을 보면 반대로 안쓰럽기도 했다.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에는 화가 치밀었다가 택배 물류센터에서 터진 코로나에는 안타까운 마음이 앞서기도 했다. 더운 날씨에 물류작업을 하시면서 마스크를 꼬박꼬박 끼고 있다면 그것이 감사할 일이지 힘들어 벗었었다고 비난하기엔 그분들의 업무강도 앞에 절로 안쓰러..
이번 『창비』 여름호 논단에는 네 편의 글이 실렸다. 따끈따끈한 이슈라고 할 수 있는 남북관계, 제21대 총선, n번방사건으로 다시 불거진 디지털 성폭력,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글들이 그것인데, 재빨리 움직여 담다보니 글이 쓰인 시기와 그 글을 읽는 지금의 사이에 존재하는 시간적 간격 사이에 또 수많은 변수들이 나타났다. 불과 2~3달 전에 쓰인 글들일진데 그들은 미처 알지 못했던 일들의 진행과정을 나는 목도하면서 글을 읽고 있는 이 기분이 참 묘하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의 대담인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의 길」 은 그런면에서 남북관계가 찢어지기 쉬운 종이 위에 조심스럽게 쌓아올려진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읽게 된 글이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환하게 웃으며 대화를 하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