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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꽃을 보듯 책을 본다 (34)
그녀가 소년을 다시 만났는지 말해줄래?
봄호와 여름호를 함께 했고, 가을호와 겨울호 함께 읽기가 예정되어 있는 『창작과 비평』 여름호의 마지막 이야기. (읽기는 진즉 읽었으나 아직 손대지 못한 '시' 파트에 대한 글을 올리게 된다면 마지막이 아닐 수도 있겠다.) 어느 순간, 나는 좀더 얇고 좀더 있어보이는(?) 디자인의 문학잡지들에는 시선을 주면서도 너무(?) 두툼하고 내가 평소 잘 읽지 않아오던 방향의 글들이 잔뜩 수록되어 있을 것임에 분명한 계간지는 멀리해왔다. (Littor, Axt, Newphilosopher.... 이름부터 얼마나 허세부리기 적당한가.) 물론 클럽 창비 1장을 신청하게 된 것은 내가 『창작과 비평』을 한번도 꼼꼼하게 읽어보지 않았다는 무경험이 한 몫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봄호는 헉헉대면서 기나긴 여정을 쫓아갔음을 ..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올라가면서 내가 속한 교구의 성당 미사가 다시금 중단되었다. 성당카페도 함께 열지 않기 때문에 1주일에 한번 하던 성당카페봉사도 중단되었다. 코로나 초창기에 그랬듯,백수가 국가에게 해줄 수 있는 최선을 다하기 위해 집앞마트와 10분 거리에 있는 시댁, 친정을 제외하곤 움직이지 않는다. 다시금 칩거생활을 시작했다. 약속도 취소, 뜨개공방도 등록하지 못했다. 그러면서 나는 온라인독서모임을 잔뜩 신청했는데, 이번주에 시작하는 3권의 책과 다음 주 3권의 책에 대한 독서모임 시작이 예정되어 있다. 6권 동시읽기가 가능할지는... 해보아야 알 듯 하다. ㅎㅎ 무튼, 오늘은 그 6권의 독서모임 책 중 두번째, 북클럽문학동네에서 주관하는 9월의 뭉클팩 도서인 『키르케』가 도착했다. 두께감이..
3시에 미드나잇 리딩클럽 신청이 있어 대기중. 선정도서 4권 중 읽어본 책은 한 권도 없으나 집에는 이미 3권의 책이 있어서 집에 없는 한 권 『야성의 부름』으로 신청할 예정이다. 요즘 집콕중이라고 독서모임 신청에 열을 올렸더니 읽을 책이 쌓였지만, 뭐 그건 행복한 일이니.^^ 지난번 도 신청했었지만, 오디오북에 익숙하지 않아서 아직까진 종이책을 주로 읽게 된다. 이번엔 어떻게 될지 궁금하기도 하니 두번째 '종이책-오디오북 평행 독서' 도전!
'좋은'소설이란 어떤 걸까,를 고민해본 적이 있다. 내 기억에 그 고민의 첫 이유는 책을 좋아하면서도 '소설은 읽지 않는다'고 말하는 지인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한동안 소위 '시대를 반영했다'고 하는 까칠까칠하고 읽고 있으면 내 기분까지도 저 밑바닥까지 추락하는 소설들을 골라 읽었다. 판타지, 무협지 소설은 읽으면 안될 것 같았다. 성차별, 퀴어, 취업난 같은 이야기가 나오지 않으면 '요즘'소설이 아닌 것 같았다. 그런데, 내가 왜 소설을 읽는 거지? 24시간 뉴스만 송출하는 뉴스채널의 소설버전을 원해서 책을 읽는 건가? 그건 아니었다. 나는 책 읽는 게 재밌으니 읽고, 어떤 내용이 텍스트화된 걸 영상화된 것보다 선호하니 읽어왔다. 그게 때론 시대를 반영할 때도 있지만 이미 시대적배경이 아주 옛날..
이 소설은 서술자인 '나(영인)'가 과거를 회상하며 이야기를 끌고간다. 그런데 그 회상이 얼마나 쿨내가 풀풀 진동하는지, 소설 전반에 흐르는 유머러스함은 자신을 '너무도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서술하는' 영인의 모습을 상상하다가 쿡, 웃게 되는 식이다. 이제부터 고등학교 졸업 후 점점 살집이 불어난데다가 독특한 취향으로 미용실에 가서 아줌마 파마를 요청한 영인의 모습을 상상하며 소설 이야기를 계속해보자. 주인공인 '영인'은 중학교 2학년 때부터야 '엄마'라는 존재를 만나게 된다. 도대체 이 엄마는 그동안 딸을 (친척집도 아닌) 친구집에 놓고 뭘 하며 살았는지 모를 일이다. 그렇게 친밀감이란 1도 없는 모녀는 한 노부부의 집에 딸려있는 방에 세들어 살게 되는데 영인이 엄마를 엄마라 부르지 않고 '김 작가'라 ..
좋은 것이 있으면 공유하고 나누어야 맛! 티스토리로 옮겨오기 전에 하던 네이버블로그에선 창비출판사가 이웃이어서 이런저런 소식을 들을 수 있었는데, 덕분에 클럽 창작과비평 제1장을 함께 할 수 있었다. 이 무엇이냐면! 계간지는 너무 두꺼워서 선뜻 손이 가지 않는 것이 사실. 이런 『창작과비평』 계간지를 함께 읽는 온라인독서모임이다. 나는 제1장을 신청할 때 참 많이도 망설였다. 왜냐하면 백수가 되고 다시금 블로그를 시작할 때 '출판사 서평단은 하지 말자' 즉 서평을 담보로 한 책을 공짜로 받지 말기로 다짐을 했었고 그때까지 지켜오고 있었던 참이었다. (서평단을 하면서도 객관적으로 리뷰 쓰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나는 그렇게 되지 못한다는 걸 이미 대학교 때 경험했었기 때문이다.) 클럽 창비는 무척 하고 싶었으..
7월 뭉클팩 도서였던 『고래』 완독선물로 '고래'라고 새겨진 몽당연필이 도착했다. 완독인증서도 획득!^^ 지난 3일에는 8월의 뭉클팩 도서인 『숨』과 뭉클찜 도서인 『빌리브 미』 도서 신청이 있었다. 나는 두 권은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 한 권을 고르곤 하는데 이번에는 도서목록을 보자마자 『숨』을 신청해야겠다고 생각했었다. 테드 창 소설 좋다는 얘길 전부터 들어왔지만 아직 읽어보질 못했던 참이었다. 뭉클팩과 뭉클찜은 문학동네에서 매달(요즘엔 횟수를 더 늘린듯) 운영하는 온라인독서모임인데 신청자격은 연회비를 낸 북클럽회원이어야 한다. 그런데도 점점 하루 이틀만에 마감되는 일이 잦아져서 이번 『숨』은 인원수 제한을 두지 않고 날짜제한으로 신청을 받았다. 물론 북클럽 회원이라고 해서 공짜로 진행되는 독서모임이 ..
하지만 내가 쓴 글들이 정말 소설답다거나 문학적으로 뛰어나다거나 한 것은 아니었다. 그건 그냥 그렇고 그런 글일 뿐이었다. 그러나 왠지 일거수일투족이 다 의미가 있는 것 같고 내가 느끼는 걸 표현하지 않으면 중요한 걸 다 놓쳐 버릴 것 같았다. 영인이는 계속 글을 썼다. 하지만 내 예상과는 달리 그것을 직업으로 삼은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글로 직업적 성취를 이룬 것은 김 작가였다.) 아마 영인이는 지금도 계속 글을 쓰고 있을 것이다. 계동은 아니겠지만 어딘가에서 라이팅 클럽을 운영하고 있을 것이다. 글에 삶의 무게를 기대는 것은 영인 뿐이 아니다. 사실 나도 그렇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고 이제 숙제로 제출할 일도 없는데 일기를 쓰고 플래너를 쓰고 블로그 포스팅을 쓴다. 어쩌면 인간이라면 누구나 기록의..